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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레이스’
2023-05-26
글 : 김철홍 (평론가)

디즈니+ / 감독 이동윤 / 각본 김루리 / 출연 이연희, 홍종현, 문소리, 정윤호, 조한철, 백지원 / 플레이지수 ▶▶▷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윤조(이연희)는 현재 작은 규모의 홍보 대행사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 직원이 많지 않아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직접 처리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윤조는 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 태도로 8년이란 경력을 쌓아온 윤조에게 인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가 찾아온다. 첫째론 대기업 세용그룹의 사업 계약을 따낼 수 있는 PT 발표 자리고, 두 번째론 세용에서 진행하는 ‘공정 채용’의 대상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윤조에게 마침내 공정한 레이스를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나 싶지만 세상은 너무나도 간단히 윤조를 좌절시키고 만다. 그런 윤조를 다시 일으키는 건 세용그룹 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절친 재민(홍종현)과 윤조의 롤모델인 유명 PR 전문가 이정(문소리)의 존재다.

전작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 오피스에서 벌어지는 연애 이야기를 그려냈던 이동윤 감독은, <레이스>에선 직장인들의 애정보다는 애환에 주목한다.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기업 내 부조리한 점들을 내부자의 시선을 통해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자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윤조는 계속해서 타격을 입는데,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경주’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것이 드러나는 듯해 씁쓸함을 남긴다. 유쾌하게 극을 풀어가려는 노력이 보이는 작품이지만, 여러 의미에서 딱히 웃음이 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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