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밴드 자우림이 종일 남들이 노래하는 걸 듣고 있다. 가창 영상을 보낸 660명의 정체는 팬들이다. 자우림은 데뷔 25년을 맞아 떼창 오디션을 진행했고 합격자들은 새 앨범의 코러스 작업에 참여한다. 또 다른 기념 프로젝트는 단독 콘서트다. 멤버들의 하루는 두달 뒤 3일간 치러질 공연에서 쓸 음악을 편곡하고 자잘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일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7월, 서울 올림픽홀에서 성대한 생일 파티 ‘HAPPY 25th JAURIM’이 열린다.
<자우림, 더 원더랜드>는 밴드 자우림의 25년 역사를 간추린 일종의 소책자 같은 다큐멘터리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거듭하면서 주축인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는데 세월의 더께가 쌓일수록 이번 공연의 의미 역시 깊어진다. 보컬리스트 김윤아, 기타리스트 이선규, 베이시스트 김진만의 개별적 능력을 조명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다양한 영상 자료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멤버들의 앳된 얼굴이 담긴 저화질의 옛날 무대와 토크쇼 출연 클립이 특히 볼거리다. 독창적인 관찰은 없으나 엔딩곡인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비롯한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고 세 사람의 활동 비화와 개인적 고민을 곁들여 음악 다큐멘터리로서 제 역할을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