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이 정도로 굉음이 나는데도 어찌저찌 굴러가는 거대 바퀴
2023-06-14
글 : 김철홍 (평론가)

새로운 트랜스포머 세력들이 지구로 모여든다. 첫 번째 종족은 정글 행성에서 짐승의 형상을 한 채 살아가고 있던 맥시멀 집단이다. 그들은 먼 과거에 행성 파괴자인 유니크론(콜맨 도밍고)에 고향을 잃은 뒤 지구로 피신한다. 옵티머스 프라이멀(론 펄먼)이 맥시멀의 리더이다. 프라이멀은 유니크론의 야욕을 막기 위해 지구에 특별한 힘을 가진 열쇠를 숨겨놓는데, 바로 그 열쇠를 강탈하기 위해 유니크론의 수하 세력인 테러콘이 지구에 온다. 스커지(피터 딘클리지)가 그들의 우두머리다. 한편 그 열쇠를 손에 넣으려는 한 인간이 있다. 전직 군인인 노아(앤서니 라모스)다. 노아는 우연히 오토봇인 미라지(피트 데이비슨)와 인연을 맺는데, 이를 계기로 옵티머스 프라임(피터 컬런)의 부탁을 받았던 것이다. 프라임이 열쇠를 원하는 이유는, 그 열쇠가 오토봇들을 고향 사이버트론으로 보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의 열쇠를 둘러싼 트랜스포머들의 격돌이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범블비는 또 한번 심각한 위기에 처한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리즈의 인기를 다시 한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 2018년, 시리즈의 여섯 번째 영화인 <범블비>로 과감히 시리즈의 리부트를 단행했던 제작진은, 이번엔 원작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시리즈인 ‘비스트 워즈’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새 출발을 선언한다. <크리드2>를 통해 오래된 시리즈에 새로움을 부여한 경험이 있는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아직 시리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팬들을 일정 부분 만족시킬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90년대 뉴욕을 대표한 음악의 적절한 활용과 페루의 마추픽추 지역을 배경으로 완성된 로봇들의 압도적인 팀파이트 신들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전세계 관객을 열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의 핵심 키는 리더들에게 있다. 이해관계가 다소 복잡해진 만큼 리더들의 선택 역시 큰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시리즈 내내 계속해서 대의를 말하며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준 옵티머스 프라임이 극의 중요한 순간에 보여주는 고민하는 모습은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더불어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 캐릭터가 특별한 힘을 얻어 활약하는 모습 또한 희망적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지.아이.조> 시리즈의 제작을 담당했던 로렌초 디보나벤투라,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까지. 시리즈를 다시 한번 부흥시키려는 영화 밖 리더 제작자의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암시하는 듯한 쿠키 영상이 있고, 제9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 양자경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운전 좀 부탁해야겠어.

거대 로봇들간의 싸움에서 늘 작은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운전대를 잡게 되는 순간이 있다.

CHECK POINT

<콩: 스컬 아일랜드> 감독 조던 보트로버츠, 2017

이번 영화에 시리즈 처음으로 모습을 선보이는 옵티머스 프라이멀은 분명 매력적인 구석이 있는 캐릭터다. 많은 영화 팬들이 그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킹콩’을 떠올릴 텐데 <킹콩> 시리즈 역시 본 작품을 통해 리부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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