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Manhole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며 사장 딸과 결혼을 앞둔 카와무라(나카지마 유토)의 인생에는 구멍이 없다. 대신 구멍에 빠진다. 결혼식 전날, 성대한 축하 파티를 하고 취한 채 걸어가다가 맨홀로 추락한 것이다. 눈 떠보니 다리는 아프고 사다리는 망가졌고 GPS는 먹통에 경찰은 답답하기만 하다. 가까스로 전 애인 마이(나오)와 연락이 닿으며 희망을 품지만 알 수 없는 거품까지 흘러들어오자 목숨을 부지할 방법을 서둘러 찾기 시작한다.
라이터와 넥타이 같은 소지품을 활용한 고전적인 생존법으로 몸을 푼 탈출영화 <맨홀>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자구책으로 독자적인 길을 간다. SNS에 도움을 요청하는 계정을 만든 주인공과 유저들이 빠져나갈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펼쳐져 몰입감을 준다. 카와무라가 올린 사진과 동영상만으로 그의 현 위치를 빠르게 좁혀나가는 유저들의 추리가 특히 흥미진진하다. 그러면서도 그를 구조하러 가는 과정을 실시간 중계하는 유튜버를 등장시켜 타인의 불운을 콘텐츠로 제작하고 그걸 소비하고 확산하는 일련의 현상을 꼬집는다. 방향으로 정보가 확산하는 온라인의 특성을 살려 미스터리 스릴러로까지 장르를 확장하는 시도가 새롭다. 맨홀의 깊이감과 남자의 고립감을 생생하게 담아낸 촬영과 약간의 돌과 쓰레기만으로 불쾌하고 불길함을 잘 살린 공간 연출도 인상적이다. 좁은 공간에서 홀로 극 전체를 끌어가는 나카지마 유토는 풍부한 표정 연기로 제 몫을 다한다.
상영 정보
7월 1일/ 20:00 /CGV소풍 10관
7월 8일/ 19:30 /부천시청 어울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