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초의 탐정 마리코> Life of Mariko in Kabukicho
‘동양의 마굴’이라 불리는 가부키초 골목 안, 바와 탐정 사무소를 겸하는 ‘칼 몰’의 주인장 마리코가 주인공이다. 마리코를 찾아온 손님들의 이야기가 마치 <심야식당>의 플롯 구성처럼 흩어지는데 그들의 정체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부녀관계의 트라우마를 겪는 마리코, 닌자 가문의 후계자, 암살자로 훈련받은 자매, AV 배우인 딸과 그녀를 찾는 아버지, 미국으로 운송되던 중 탈출한 외계인의 이야기 등으로 난장이 펼쳐진다. 이러한 옴니버스식 구성 속에서 인물들의 인생사를 관통하는 세상살이의 애수, 인간관계의 아픔이 마리코를 중심으로 하여 안정적인 하나의 궤를 이룬다.
<벼랑 끝의 남매> <실종> <간니발> 의 가타야마 신조 감독,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미드나잇 스완>의 우치다 에이지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각자가 연출한 6개의 에피소드를 묶어 두 감독 고유의 강점을 가감 없이 섞어낸다. 먼저 우치다 에이지의 적나라한 성적 묘사가 두드러지는데, 그의 전작들처럼 인간의 성적 욕망이 외려 그들을 서글프게 만드는 상황이 이어진다. 가타야마 신조가 주름잡는 서스펜스의 밀도와 서슬 퍼런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더하여 우치다 에이지와의 화학작용으로 인해 가타야마 신조식 스릴러의 서늘함이 종종 깨지는 순간들의 재미가 앙증맞다. 괴이한 선정성, B급 감성의 크리처, 황당무계한 감정선과 걷잡을 수 없는 서사가 모두 담긴, 컬트 팬에게 보내는 선물 보따리다.
상영 정보
7월 3일/ 19:30 /부천시청 어울마당
7월 9일/ 10:30 /한국만화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