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워스>
Apple TV+ ▶▶▶
액정이 다 깨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금방이라도 시동이 꺼질 것만 같은 고물차로 난폭 운전을 하고 있는 한 여자. 이 여자의 이름은 페기 뉴먼이다. 과거 마약상이었던 페기는, 지금은 서부개척시대를 재현한 민속촌에서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아직도 가끔씩 마약에 손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이 데저트>는 이 문제적 인물이 큰돈을 벌기 위해 사설탐정 일을 시작하면서 생기는 일화를 다룬 시리즈물이다. 주연은 <보이후드>의 퍼트리샤 아켓, 감독은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의 제이 로치이며 코미디의 대가 벤 스틸러가 제작에 참여했다.
<하모니움>
왓챠, 웨이브, 시리즈온, 티빙 ▶▶▶▶
7월19일 개봉예정인 <러브 라이프>의 감독 후카다 고지가 2016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그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 영화는, 살인을 저지른 한 전과자가 친구 집에 머물면서 발생하는 어떤 분열을 무자비하게 그려내는 영화다. 분열의 파편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대상이 어린아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아픈 지점이다. 마치 어른들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을 때, 후손들이 대신 벌을 받게 되는 것을 ‘조화’로 일컬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 것만 같다.
<멜랑콜리아>
웨이브, 시리즈온 ▶▶▶▶
퍼트리샤 아켓이 <보이후드>를 통해 커리어를 다시 한번 끌어올렸듯, 아역 배우 출신 커스틴 던스트 역시 <멜랑콜리아>를 통해 64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우울증’이라는 거대 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SF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자신을 포함한 많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우울증이 어떻게 한 인간의 머릿속을 쑥대밭으로 만드는지를 표현해낸다. 그곳에서 커스틴 던스트(그리고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미친 연기’에도 또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낸다.
<숨 쉬어라>
넷플릭스 ▶▶▶
생존/서바이벌 애호가들을 만족시킬 만한 시리즈 한편이 나왔다. 주인공은 북부 캐나다의 외딴 숲속에 홀로 남은 변호사 리브다.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동승자 전원이 사망했고, 아무도 이 사고를 알지 못한다. 게다가 지병이 있는 리브는 물과 음식을 함부로 먹을 수도 없다. 그렇게 간신히 생존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속세의 리브를 곤란하게 했던 사람들의 기억이 쉴 틈 없이 리브를 괴롭힌다. 서바이벌의 난이도나 주인공의 기발한 위기 대처 능력이 돋보이는 시리즈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역경 속에서 성장하는 한 인물의 서사는 늘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