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밀수’ 주보비
2023-08-10
글 : 임수연
사진 : 백종헌

<밀수>의 억척이는 숨이 간당간당한 순간까지 채취에 집착하는 여자다. 남들은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지나치는 해산물까지 가족들의 저녁이라도 해 먹일 수 있지 않겠냐며 기어코 달려간다. 억척이를 연기한 주보비는 실제 물 공포증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수영을 배워보면 어떠냐”는 류승완 감독의 말에 홀린 듯이 영화에 합류했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후 공황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런 자신의 상황이 캐릭터와 맞닿은 지점도 있었다. “억척이는 수영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영법도 화려하지 않다. 먹고살기 위해 해녀 일을 시작했다. <밀수>를 너무 하고 싶어 했던 내 마음과 억척이의 마음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특히 억척이가 상어에게 다리를 물린 날은 “아마 생리를 하는 날인데도 물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류승완 감독과 나눴다. “아마도 해녀 언니들이 다이아를 나눠줬을 것 같다. 그리고 돈맛을 본 이상 해녀들이 밀수 일을 그만둘 것 같지는 않다. (웃음) 억척이는 사무직으로 일하며 언니들을 도왔을 것이다. 하지만 엄청 좋은 삶을 살지는 못했을 거 같다.”

주보비의 데뷔작은 <성장드라마 반올림#1>이다. 실제 이름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처음엔 좋아하는 연예인을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뛰어들었지만 일을 시작한 뒤 연기 자체에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업계에 대해 잘 몰랐던 그가 또 다른 기회를 얻기는 어려웠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들어간 후 학교 활동에 집중하고 몇 차례 연극 무대에 서며 실력을 쌓았지만 자꾸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아예 배우의 길을 포기하려고 할 때쯤, <너의 결혼식> 오디션 기회가 왔다. 단역 출연으로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과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엑시트><모가디슈> 그리고 <밀수>까지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작품을 하며 인연을 맺은 분들과 오래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정, 실력, 노력, 인성을 모두 갖춘 배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FILMOGRAPHY

영화 2023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2023 <밀수> 2022 <매미소리> 2021 <모가디슈> 2021 <자산어보> 2020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2020 <#살아있다> 2019 <엑시트> 2018 <너의 결혼식> 2015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드라마 2023 <악귀> 2022 <욘더> 2021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2021 <나빌레라> 2013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 2011 <짝패> 2003~5 <성장드라마 반올림#1>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