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인터뷰]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토대를 쌓도록', 이영석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장
2023-08-22
글 : 이자연
사진 : 최성열

-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연극트랙과 영화트랙 두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둘은 어떻게 구분되나.

= 학과 안에 세부 전공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다. 연극트랙은 연기와 연극연출이 특성화돼 있고, 영화트랙은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연출을 전문적으로 교육한다. 영화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이미지에 가깝다면 연극은 무대 위에서 배우가 직접 매체가 된다. 영화 제작을 시도해봐야 하는 실기 수업에서는 영화트랙 학생들이 연극트랙의 배우들을 캐스팅하며 상부상조한다.

- 현재 연극·뮤지컬 배우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수시로만 지원할 수 있다.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

= 2차 종합실기에서는 학생들이 경희대학교 극장 무대에 서서 연기, 노래, 면접을 선보여야 한다. 20여년 넘은 연극 연출과 강의 경험 덕에 연기와 노래하는 걸 3~4분 정도 보면 장단점을 파악하게 된다. 그를 기반으로 질문을 건네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이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멋있는 대답은 금세 들통난다. 자신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부터 발전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본다. 또 세상과 사회에 대해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지도 중요하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완성된 연기자가 아닌, 자기만의 성장 로드맵을 그려나갈 인재를 발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영화트랙의 단편영화 제작, 고급시나리오창작, 연극트랙의 제작실습 수업 등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이 눈에 띈다.

= 모든 학생이 의기투합하여 한 학기에 한편씩 직접 무대를 꾸리고 영화를 제작한다. 연기하는 학생들은 배우로 연기하고, 연출을 해온 학생들은 직접 무대를 기획한다. 노래에 특화된 친구들은 뮤지컬 공연에 참여한다. 특징이 있다면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고전보다 현대물을 지향한다. 고전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성과 지식을 쌓을 수 있지만, 영상 매체와 콘텐츠가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동시대성을 가미한 작품을 접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책상을 떠나 현장 경험을 쌓고 자기만의 토양을 다지게 된다.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작품관을 구현하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경험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독려한다. 정기 공연을 하거나 졸업 작품을 찍을 때 도제식으로 교수가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간에 조언과 피드백을 주지만 학생들이 직접 결정하고 고민하게 하면서 자신이 만든 작품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한다. 학과 내 전반적인 분위기가 자율적이다. 학생회가 주관이 되어 자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주려 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악습과 부정적인 관례도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