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더 버닝 씨’, 스펙터클의 역설로 완성한 생태학 블록버스터
2023-08-30
글 : 임수연

1969년,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을 발견하고, 석유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2019년 석유 강국이 된 노르웨이에 위기가 닥친다. 바다 위 시추탑이 붕괴하고 해저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수중 로봇 원격 조종사 소피아(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를 포함한 잠수부들은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원인이 대규모 해저 산사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정부는 350여개의 유정을 전면 폐쇄하고 바다를 태울 것을 지시한다. 하지만 마지막 유정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소피아의 연인 스티앙(헨리크 비엘란)이 철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더 버닝 씨>는 규모의 스펙터클 외에도 공격적인 석유 시추 사업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해저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문제의식을 강조한다.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재앙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점진적으로 묘사하며 영화 속 상황이 동시대 지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야기가 산만해지지 않도록 일부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 묘사에 집중하지만, 그들의 드라마가 <더 버닝 씨>가 다루는 정부 관료와 성장제일주의를 향한 비판을 무뎌지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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