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옷차림만큼이나 성숙한 말씨와 행동, 타인의 기분을 살필 줄 아는 배려심과 느긋한 성격. <안녕, 내일 또 만나>는 강현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기보다 고등학교 시절 그와 같은 아파트에 살던 후배 동준(홍사빈)의 시선을 빌린다. 관객과 강현 사이에 놓인 거리 또한 주인공 동준의 감정에 따라 좁혀지기도, 멀어지기도 한다. 비밀스러운 소년을 만난 배우 신주협은 자기 안에서 강현을 끄집어내기 위해 예리한 눈으로 그를 탐색했다. “강현은 LP를 모아 노래를 듣거나 단편소설을 써 문학상을 받기도 한다. 유행에 민감한 여느 10대 아이들과 달리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해나간다.” 바깥세상의 일들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현의 단단함을 발견한 신주협은 “강현의 위태로움은 그가 교복을 입은 미성년자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예리한 관찰을 건네기도 했다.
뮤지컬 <난쟁이들>로 데뷔한 신주협은 어려서부터 무대와 친숙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 춤, 연기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그는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 알았다. “뮤지컬로 무대에 설 때는 내가 카메라가 된다. 관중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스스로 선택하고 강약 조절을 해야 한다. 반면 매체 연기를 할 때는 시선을 카메라에 일임하고 일상적인 디테일을 신경 쓰는 편이다. 배우로서 상황에 맞춰 어디에 무게를 둬야 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작품별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명석하게 낚아챌 줄 아는 덕에 그는 2017년부터 다양한 드라마, 영화의 조·단역으로 부지런히 활동해왔다. 하지만 그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자신을 꿈꾼다. “어떤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냐는 질문이 가장 어렵다. 내게 아직 도전은 이르다. 배우라는 안정적인 이름표를 다는 것.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 그게 우선돼야 한다. 앞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려 한다.”
FILMOGRAPHY
영화 2022 <동감> 2021 <안녕, 내일 또 만나> 2019 <돌고 돌아 우린> 2019 <봄밤> 2018 <구명조끼를 한 해적선장> 2017 <홍상수의 조감독>
드라마 2023 <남이 될 수 있을까> 2022 <배드 앤 크레이지> 2021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2020 <출사표> 2020 <그 남자의 기억법> 2019 <VIP> 2018 <제3의 매력> 2018 <빅 포레스트> 2018 <러블리 호러블리> 2017 <열일곱> 2017 <브라보 마이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