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플라스틱 스카이> White Plastic Sky
티보르 바노츠키, 서롤터 서보/ 헝가리, 슬로바키아/ 2023년/ 111분/국제경쟁
10월 21일, 16:30, CGV 부천 4관 / 10월 22일, 13:30, CGV 부천 4관
2123년, 부다페스트는 삶도 생도 찾아보기 힘든 황무지가 되었다. 한정된 자원과 식량난 속에서 사람들은 공고한 규칙 하나를 만들어 따르고 있다. 인간의 신체가 최고의 자산인 세상이 되었으므로 태어난 후 50년이 지나면 도시의 소유물로 자신을 귀속시킬 것. 예외도 자비도 없다. 모든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50살이 될 때를 기다리며 하루하루 디데이를 셀 뿐이다. <화이트 플라스틱 스카이>는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 생명 다양성 멸종과 식량난 등 인류가 맞닥뜨린 다양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인간이 스스로 자원이 되고 식량이 된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재현한다. 홀로그램 파크는 지속적으로 나무 형상의 영상을 띄우지만 실제 나무는 존재하지 않고, 돔 형태로 부다페스트 도시 전체를 감싼 유리벽은 외부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듯 보여도 궁극적으로 이들을 가두고 관리한다. 여기서 그 경계를 허문 유일한 사람이 바로 스테판과 노라다. 이들은 인간다운 삶을 살겠다는 필사적인 자유의지 하나로, 오랫동안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규칙에 저항하며 자리를 떠난다. 영화는 계속해서 관객에게 묻는다. 이 저항 끝엔 무엇이 있을까. 애초에 사랑은 저항력의 근원이 될 수 있을까. 생명도 온기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이들의 사랑이 재생할 수 없는 귀한 유물처럼 비쳐지기 시작한 건 안락한 폐허에 남지 않기로 결심한 그 순간부터였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