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김재경)는 쓰레기를 줍는다. 아파트 단지 안의 수거장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몰래 집으로 들고 와서 다시 풀어헤친다. 지수에 의하면 쓰레기는 그것을 버린 사람의 흔적을 남긴다. 쓰레기를 살펴보는 것은 그것을 버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집에 가져온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거기에서 얻은 정보들을 기록해 둔다. 그렇게 아파트 주민들에 대해 자잘한 정보들까지 꿰고 있는 지수의 옆집으로 낯선 남자 우재(현우)가 이사를 온다. 어느 날, 지수에게 우재가 버린 쓰레기를 주울 기회가 생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살펴보던 지수는 그에게서 흥미를 느낀다. 지수는 어떤 인간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자 한다. 이러한 욕망은 그에게 직업적인 것이기도 하다. 마케터인 그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알아차려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너를 줍다>는 그러한 지수에게서 외로움을 보기를 요구한다. 영화에서 어떤 혼란스러움이 감지된다면 바로 이 점에서다. 어쩌면 지수는 충분히 탐욕스럽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타인과 관계 맺기의 불안정함이 그에게는 서투른 연애담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는 아주 소박한 방식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의 주제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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