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2000)로부터 23년 후, 리들리 스콧 감독과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두 번째 만남이 이어진다. 프랑스 제1제국 초대 황제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생을 다룬 영화 <나폴레옹>은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형이 집행된 날을 기점으로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가진 지도자로서 나폴레옹(호아킨 피닉스)의 일대기를 풀어낸다. 어느덧 집단적 광기와 공분의 장이 된 광장. 프랑스혁명 이후 시민들은 새로운 영웅을 갈망하지만, 1799년 브뤼메르 쿠데타를 통해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은 모순적이게도 민주주의의 실현을 스스로 꺾는다. 영화는 <나폴레옹>에 새로운 해석을 적용하기 위해 그를 둘러싼 다양한 키워드를 포착한다. 그가 가진 전장에서의 본능과 콤플렉스, 보편적 공포와 수치심, 조세핀(바네사 커비)의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과 통제욕, 끝없는 인정욕구와 자기연민. 역사가 채 기록하지 못한 나폴레옹의 결핍과 욕망을 전쟁의 연대기를 빌려 나란히 나열한다. 아비규환에 가까운 전투는 세밀한 묘사를 통해 압도감을 높이고, 나폴레옹의 지략적 면모를 부각한 연출은 숨 막히는 교전에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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