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마사야(오카다 겐시)는 자신에게 온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감옥에서 온 이 편지의 작성자는 하이무라 야마토(아베 사다오), 연쇄살인범이다. 23명의 소년, 소녀와 한명의 성인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야마토는, 특이하게도 다른 모든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한건의 살인만은 무죄를 주장한다. 야마토는 중학생 시절 인연을 맺었던 걸 언급하며 마사야에게 자신의 무고함을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진상을 파악해가는 과정에서 마사야는 본인의 가족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마침내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자신의 폭력성을 마주한다.
여러 편의 범죄 스릴러 영화를 연출한 일본의 중견감독 시라이시 가즈야의 <사형에 이르는 병>은 동명의 사이코 미스터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탄탄한 극적 구성을 토대로 연쇄살인마의 심리 상태를 제3자의 시선에서 추적하는 작품이다. 특정 장면에선 살인범의 직접적인 범행 장면을 서슴지 않고 묘사하기도 하는데, 지나치다는 비판이 따를 수도 있으나 장르의 특성을 감안하면 균형 잡힌 분량으로 납득할 만하다. 무엇보다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한 아베 사다오의 열연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