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차네일 쿨라르)는 여행 가는 부모를 대신해 반려견을 봐주러 간다. 기차에 몸을 싣고 런던역을 벗어난 순간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런던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CCTV에 찍힌 테러 용의자의 모습이 해리와 닮았다고 그의 SNS에 댓글을 남긴다. 이후 이 게시글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일이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어큐즈드: SNS 심판>은 기차역 테러범으로 누명을 쓴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영화는 SNS 시대의 혐오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민자에 대한 혐오 정서 역시 끌어들이며 상황을 입체적으로 펼친다. 영화는 죽음만이 해리의 유일한 탈출구인 양 극한의 상황을 연출하고, 급기야 온라인 마녀사냥은 자경단의 사적 제재로 이어진다. 도망자 신세가 된 해리의 외로움이 배가되는 데에는 시스템의 부재가 한몫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SNS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미디어와 집에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통보하는 경찰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해리를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과감한 원테이크 촬영으로 주목받았던 <보일링 포인트>의 필립 바랜티니 감독의 차기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