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교 교주 신택(김재록)과 탈북한 명선(정하담)이 경남 고성에 정착한다. 명선이 신택을 극진히 모시는 이유는 얼마 전에 죽은 아들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10명이 모여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교주의 말에 명선은 어렵사리 포교를 이어나가지만, 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마을 사람들과 충돌한다. 설상가상으로 부활 의식이 난항을 겪으며 절대자에 대한 명선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신세계로부터>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는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부활이라는 비현실적 목표에도 사람들은 점점 ‘화신 화당’에 모여든다. 사이비 종교를 다룸에도 영화는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톤을 유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종교의 본질과 역할을 되묻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기성 종교인들은 신흥 종교를 전파하려는 외부인을 견제한다. 이에 맞서 명선은 “당신들이 믿는 예수님도 부활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한다. 믿음의 핵심 요소인 부활을 구체적 지명을 통해 로컬성으로 확장한 점도 돋보인다. 탈북민이라는 주인공의 특수한 정체성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언급하기도 한다. 믿음과 불신의 경계에 선 주인공처럼 관객들도 자연스레 자신의 신념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