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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경성크리처’
2023-12-29
글 : 남지우 (객원기자)

넷플릭스 | 10부작 / 연출 정동윤 / 출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 위하준, 김도현 / 공개 12월22일(파트1)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민족정론 플랫폼 넷플릭스 코리아?

미국의 도쿄 대공습이 시작되던 1945년 봄. 잘나가는 전당포 주인 장태상(박서준)과 만주를 누비며 실종자를 쫓던 토두꾼 윤채옥(한소희)이 만나는 곳은 일제 치하 경성이다. 경무관 이시카와(김도현)의 애첩 명자(지우)를 찾아 재산과 목숨을 보전하려는 태상, 헤어진 어머니와 다시 만나길 소망하는 채옥, 끌려간 애국단 동지들과 접선해 의거를 감행하려는 준택(위하준)은 각자의 목표를 갖고 옹성병원으로 향하며 일본 제국주의의 비밀을 목도한다.

<경성크리처>의 구성은 넷플릭스 코리아가 잘해온 것들과 모든 측면에서 정합한다. 700억원 규모의 대작 시대극에 청춘 스타들이 등장하여 센티멘털한 K로맨스를 수행한다. <스위트홈>에 이어 다시 한번 고강도 VFX 기술을 통해 크리처라는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하려 한다. 작품 그 자체보다도 괴물급 플랫폼과 역사적 윤리 의식의 조합이 만들어낼 파급력이 더 기대된다는 점은 양가적이다. <경성크리처>는 텔레비전-스트리밍 문화사 최초로 홀로코스트 아닌 이름으로 행해진 동양에서의 민족 학살을 그렸다.

예측 가능한 서사, 핍진성이 떨어지는 연기, 주입식 캐릭터 빌딩 등의 문제를 다방면으로 안고 있는 각본과 연출이지만, 슬픔과 고통과 환멸을 먹고 자란 한 민족의 역사를 고농축의 엔터테인먼트 에너지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거대 문화산업의 새로운 문을 여는 작품으로 평가받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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