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스미코구라시: 튀어나오는 그림책과 비밀의 아이’, 전국의 삼천만 I를 위한 귀여운 반란
2024-01-31
글 : 이자연

귀여운 곰돌이 리락쿠라로 유명한 산엑스(San-X)에서 제작한 스미코구라시는 추위를 싫어하는 북극곰 시로쿠마,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펭귄?, 누군가 먹어주는 게 꿈인 돈가스 끄트머리 돈카츠, 수줍음 많은 고양이 네코, 공룡이지만 도마뱀인 척하는 도카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면에 나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주인공이 되기보다 구석에 웅크려 있기를 좋아하는 소극적인 면모는 알 수 없는 위로를 전하며 따뜻한 기운을 남긴다. 스미코구라시의 첫 극장판인 <스미코구라시: 튀어나오는 그림책과 비밀의 아이>는 명작 동화 속에 들어간 스미코들의 순수하고 무해한 여정을 그려낸다. <성냥팔이 소녀> <빨간 모자> <복숭아 동자> <인어공주> <아라비안 나이트> 등의 주인공으로 변신한 친구들은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러닝타임 내내 사랑 넘치는 비명을 지르게 만든다. 무엇보다 구석을 좋아하는 스미코들의 소심한 성향이 동화 속 세상을 만나면서 새로운 관점의 해석으로 가닿게 된다. 폭력과 싸움, 경쟁과 생존 등 자극적인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작고 따뜻한 것들의 모험기를 바라보는 게 일종의 행복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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