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의 공로상에 아프리카영화의 선구적인 큐레이터이자 작가, 프로그래머인 준 지바니가 선정됐다. 준 지바니는 40여년간 1만여개 이상의 아프리카영화와 원고, 오디오, 사진과 포스터 등을 수집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바니 범아프리카 자료관’(JGPACA)의 창립자다. 자원봉사자들로만 운영되고 있는 그의 자료관에는 아프리카 대륙과 디아스포라와 관련한 다양한 이미지들이 있는데, 여기에는 그들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 보존되지 못했을 다양한 유물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JGPACA는 지난해 4월 런던 동쪽 레이블 로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을 대중에 공개하는 전시 <PerAnkh: The June Givanni Pan African Cinema Archive>도 개최한 바 있다.
올해 73살인 지바니는 당시 영국령이던 기아나에서 태어나 7살이 되던 해 영국으로 이주했다. 서드 아이 런던의 첫 번째 국제영화제인 ‘제3세계영화페스티벌’을 개최하며 경력을 시작한 그는 그레이터 런던 사무소의 소수민족 부서에서 영화 프로그래머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후 영국영화협회의 아프리카-카리브해 부서를 운영하며 영국 최초의 흑인 및 아시아 영화 종합 사전을 편찬했을 뿐 아니라 2021년에는 영국영화협회의 매거진 <사이트 앤드 필름>과 협력해 <블랙 필름 블레틴>을 공동 편집하기도 했다. 지바니는 기록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들이 알고 싶거나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이 인터넷에 있다고 생각하던 많은 젊은 사람들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들에 놀라워한다. 기아나에는 ‘산코파’라 불리는 문화 철학이 있는데 이는 미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것을 뜻하며,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문화적 측면에서 범아프리카영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풍부하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범아프리카영화는 ‘저항의 영화’라고 믿는다. 이는 아프리카 문화의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그것이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인식하는 영화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의 CEO인 제인 밀리칩은 올해 공로상 지명과 관련해 “지바니는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영화, 영국의 흑인 문화 유산의 보존과 연구, 기념에 있어 선구자적인 힘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했다. 한편 2024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의 최다 후보에는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1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오펜하이머>에 돌아갔다. <추락의 해부> <바튼 아카데미>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이 <오펜하이머>와 작품상을 두고 겨룰 예정이다. 2023년 박스오피스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바비>는 각본상과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