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압박과 의문 속에서, <헤일로> 시즌2 배우 파블로 슈라이버
2024-02-29
글 : 최현수 (객원기자)

마스터 치프는 단 한번도 원작 게임에서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드라마 <헤일로>는 첫화부터 치프의 얼굴을 공개하는 과감한 선택을 감행했다. 치프의 얼굴인 배우 파블로 슈라이버의 역량을 믿었기 때문이다. 파블로 슈라이버는 마스터 치프가 되기 위해 온몸과 마음을 치열하게 단련했다. 인류 최강의 병기라는 칭호를 얻으려면 강도 높은 트레이닝은 필수였다. “촬영의 강도가 워낙 셌다. 한번 찍을 때마다 땀이 비 오듯 흘려내려 촬영 중에는 체중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수개월 전부터 식이요법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최대한 근육량을 늘려놓았다. 기동성과 유연성 그리고 폭발적이고 기민한 몸놀림이 강조되는 마스터 치프의 액션을 위해 둔하지 않으면서 탄탄한 몸을 유지하려 최선을 다했다.”

원작의 마스터 치프는 가려진 헬멧 아래 아무 감정 없이 성실히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드라마 속 치프는 감정 조절기를 제거하면서 복잡한 내면을 풍부한 표정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파블로 슈라이버는 원작에 없던 마스터 치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더했다. 특히 시즌1에서 핼시 박사가 치프를 통제하기 위해 이식한 인공지능 코타나와 치프가 맺는 독특한 관계는 상상력이 요구되는 대목이었다. 그는 치프와 코타나간의 관계에 대해 “치프가 인공지능 이식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장에서 코타나가 효과적일지 의심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치프는 코타나가 유용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시즌1의 마지막 전투에서 치프가 실버팀 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자 코타나가 치프의 몸을 대신 사용해 코버넌트에 둘러싸인 동료들을 구할 수 있었다. 절대 코타나가 치프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접근은 아니었다”라며 자신만의 해석을 밝혔다.

치프가 코버넌트를 침공해 유물을 되찾고 동료들을 구하면서 시즌1은 막을 내렸다. 영웅 대접을 받아야 하는 치프와 실버팀은 역설적으로 시즌2 오프닝에서 대민 작전에만 투입되는 신세로 전락한다. 새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치프를 둘러싼 상황이 판이해졌다. 파블로 슈라이버는 시즌2에 마스터 치프가 맞이할 현실을 “압박과 의문”이라고 요약했다. “코버넌트의 세력이 인류의 거점인 리치 행성으로 진군하고, 행성 유리화는 점점 극에 달하고 있다. 인류는 이전보다 훨씬 큰 압박을 받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국의 선택에 대한 불신과 치프의 역량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단순히 치프를 둘러싼 상황만 격변한 것은 아니다. 마스터 치프의 주변에 새롭게 등장한 주변인들은 그에게 불신과 믿음이라는 두축을 부여한다. 파블로 슈라이버는 새로 합류한 두 배우 애커슨 대령 역의 조지프 모건과 페레즈 상병 역의 크리스티나 로들로와의 호흡이 치프라는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두 배우 모두 환상적인 연기로 <헤일로>시리즈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애커슨 대령은 치프의 판단과 정신상태에 의구심을 품는다. 치프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애커슨 대령을 믿지 못한다. 두 사람 사이의 추격전은 중요한 장면 중 하나다. 반대로 치프는 참호전에서 구출한 페레즈 상병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부재한 가족과 종교라는 신념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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