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아시아 패싱 논란으로 얼룩진 아카데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에마 스톤의 인종 차별 논란
2024-03-15
글 : 이유채

지난 3월10일(미국 현지 시간)에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폭풍이 거세다. 아시아계 배우인 전년도 수상자들이 올해의 남우조연상, 여우주연상 수상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에마 스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상 과정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키 호이 콴에게 제대로 된 인사 없이 트로피만 수령했고, 에마 스톤의 경우 양자경이 아닌 옆에 서 있던 제니퍼 로렌스에게서 트로피를 넘겨 받는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해당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두 수상자에게는 소수자를 미세한 말과 행동으로 차별(마이크로어그레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14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미국 매체 반응도 미지근하다. <버라이어티> <타임> 등 주요 언론과 문화평론가 5명이 모여 시상식의 의미를 짚는 <CNN 오피니언>에서도 이에 관해 언급된 바가 없다. 반면 홀로코스트를 다룬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로 국제장편영화상을 거머쥔 유대인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의 수상 소감은 큰 파장을 남겼다. 소감에서 조너선 글레이저가 “유대성(Jewishness)과 홀로코스트가 무고한 이들을 분쟁으로 이끈 점령에 이용되는 것에 반대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을 규탄하는 소신을 밝힌 것이 비난에 휩싸인 것이다. 특히 데이비드 섀스터 미국 홀로코스트생존자재단(HSF) 회장은 공개서한을 내고 “감독이 말하는 이스라엘의 ‘점령'은 홀로코스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반박했다. 한편 전미 유대인 도서상 수상자인 유명 작가 제이 마이클슨이 “가혹했지만 균형 잡힌 발언”이었다고 기고하는 등 지지자도 늘면서 논쟁이 심화될 추세다. 인종, 계급적 다양성을 지향하겠다는 포부와 달리 아카데미는 올해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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