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더 시리즈>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가이 리치 / 출연 테오 제임스, 카야 스코델라리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잉스 / 공개 3월 7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야성과 교양의 역설적인 조화
귀족 가문의 차남 에디(테오 제임스)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다. 평화롭던 분위기는 변호사가 들고 온 유언장 하나로 순식간에 뒤흔들린다. 아버지가 600년 만에 처음으로 전통을 깨고 모든 재산과 작위를 차남에게 물려주기로 한 것이다. 마약상에 큰 빚을 져 누구보다 돈이 필요했던 장남 프레디(대니얼 잉스)가 분노에 차서 폭주하고 에디는 미안한 마음에 온 힘을 다해 형을 도우려 한다. 급하게 재산 매각을 준비하던 그의 앞에 매력적인 한 여성이 나타난다. 자신의 이름을 글라스(카야 스코델라리오)라고 밝힌 여성은 에디의 아버지와 오랜 기간 거래해온 사이다. 뜻밖의 사실은 그 거래가 마약과 연관되었다는 것. 가문의 저택이 대마초 제국의 일부였다는 걸 알게 된 에디는 미덥지 않지만 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에 가담한다.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재치 있고 속도감 넘치는 연출 속에 야수 같은 남성들과 그들에게 전혀 꿀리지 않는 차가운 여성의 조화가 돋보인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스내치> 시절의 가이 리치가 그리운 팬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댐즐>
넷플릭스 | 영화 / 연출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디요 / 출연 밀리 바비 브라운, 로빈 라이트, 레이 윈스턴, 앤절라 배싯 / 공개 3월8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귀여운 막내에서 센 언니로!
눈 덮인 북쪽 왕국의 공주 엘로디(밀리 바비 브라운)는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부유한 국가의 왕자와 결혼한다. 결혼식을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한 오레와 왕국의 자연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초원 위 세워진 웅장한 성채와 대화가 잘 통하는 약혼자(닉 로빈슨)까지 그녀가 계획한 모든 일이 순조로워 보인다. 그러나 평화롭게만 전개되던 이야기는 오레와 왕가의 전통 의식이 시작되면서 반전으로 내달린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섬뜩한 가면들과 함께 엘로디가 느낀 불안한 예감이 현실로 다가온다. 왕가 시댁은 가문의 오래된 빚을 갚기 위해 용에게 공주를 제물로 바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불을 내뿜는 무시무시한 용과 동굴에 갇힌 엘로디가 의지할 데라곤 그녀 자신과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뿐이다. <댐즐>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는 여성 서사와 괴수물이 적절히 결합된 작품이다. 후반부의 전개가 다소 전형적이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밀폐된 장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액션이 눈길을 끈다. <에놀라 홈즈>와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뽐내던 밀리 바비 브라운이 멋진 언니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