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브레이브 온 파이어’, 감독이 진정 생태주의자라면 이 영화를 제작하지 말아야 했다
2024-04-17
글 : 김경수 (객원기자)

평범한 노동자 데이브(피터 파치넬리)는 중증 호흡기질환에 걸린 아버지 조지(랜스 헨릭슨)와 육상선수 꿈나무인 아들 클레이(아셔 에인), 둘째를 임신한 아내 사라(피오나 두리프)와 함께 살아간다. 단란해 보이는 데이브의 가정은 감당하기 버거운 조지의 병원비로 인해 무너지기 직전이다. 그즈음 옆 동네에 일어난 산불이 예기치 못한 속도로 데이브의 동네에 들이닥친다. 대피 경보가 울리기 시작하자 데이브는 가족을 데리고 산불에서 탈출하고자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브레이브 온 파이어>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닥터 칼라일을 연기한 피터 파치넬리와 각본가 닉 라이언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대형 산불을 모티프로 제작됐다. 다만 영화가 산불을 가족애를 회복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퀘스트로 그리는 방식은 위험하다. 또한 <포레스트 검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낡디낡은 CG는 산불의 위험을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할 뿐이다. 거기에 <CNN> 뉴스에 나올 듯한 피상적인 기후 위기에 대한 설명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야기의 완성도도 처참하다. 신파로 범벅된 가족 서사, 일차원적인 캐릭터와 대사, 공익 캠페인에 가까운 화법은 장르적 재미마저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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