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한번 반장은 영원한 반장, <수사반장 1958>로 만난 두 배우, 최불암과 이제훈의 이야기
2024-04-25
글 : 김소미
사진 : 백종헌

이제훈은 MBC <수사반장 1958>의 첫 촬영날에 대선배 최불암을 안아주는 애드리브를 더했고, <다큐플렉스: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에서는 곁에서 다정히 넥타이를 바로잡아주는가 하면, 마침내 찾아온 <씨네21> 인터뷰 현장에서도 먼저 따뜻한 포옹을 청했다. 창간 29주년 만에 최불암 배우가 <씨네21> 지면을 처음 찾아온 날에 든든한 동행이 있었음을 행운으로 여긴다. 그의 유려한 에스코트 실력은 <수사반장 1958>로부터 <수사반장>이라는 원본을 궁금해하거나 되새길 시청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전설적인 형사 박영한의 출발점을 그리는 이번 프리퀄에서 청년 영한은 고향 황천을 떠나 서울 종남경찰서에 발 딛고, 시대의 아픔과 호응하면서 차차 노련함을 쌓아간다.

1971년에 시작해 1984년에 종영했고 이후 시청자들의 성원에 1985년부터 1989년까지 방영을 이어간 MBC <수사반장>은 햇수로 19년, 880회 동안 브라운관을 지킨 전례 없는 실화 수사극이다. 그 중심을 지킨 배우 최불암은 억울한 피해자, 그리고 사연 많은 범죄자까지 모두 품어내는 시대의 이상향이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1989년 10월12일 마지막화에서 그가 남긴 명대사, “빌딩이 높아지면 그림자도 길어진다”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제훈이 청년 박영한으로 살아가는 <수사반장 1958>의 시대에 최불암은 미래의 수사반장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연극 <햄릿>의 국내 최연소 햄릿으로 데뷔했다. 1959년, 그는 ‘죽느냐 사느냐’를 외치다가 강한 조명 때문에 발을 헛디뎌 높은 무대에서 떨어졌고 의식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또렷이 들려오던 관객들의 박수 소리를 지금까지 기억한다. “그때 죽을 고비를 넘겨서 수사관들이 다 떠난 지금까지 나 혼자만 살려둔 걸까요?” 질문하는 최불암은 <수사반장 1958>로 10년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서서 동료들의 유산까지 함께 전한다. <수사반장 1958>에서 올해 여든다섯의 최불암을 마주한다는 것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유명한 명제를 한국 대중문화의 굵직한 사례로서 실감하는 뭉클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수사반장 1958> 최불암, 이제훈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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