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을 가상현실(VR) 세계에 재현하는 ‘신세카이’ 프로젝트에 합류한 천재 뇌과학자 토모히코(니시하타 다이고). 첫날부터 프로젝트 주변 인물들의 불길한 사망 소식을 접하고, VR 프로그램에는 알 수 없는 데이터 손상이 발생한다. 그와 팀원들은 비슷한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타마키(야마모토 미즈키)와 함께 프로그램 속 비밀을 파헤친다. 가상공간의 파운드 푸티지가 토속신앙과 연동되어 현실을 침범한다는 <기괴도>의 흥미로운 설정은 영상매체와 현실의 물리적 경계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는 <링> 등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하지만 범박하게 묘사된 영화 속 VR 기술은 새로운 체험의 경로를 제시하는 대신 그저 과학과 미신의 불화를 조장하는 도구에 머무른다. 반사회적이지만 문제풀이에는 진심인 토모히코와 그를 감화하는 타마키의 성긴 유대 또한 전형적이다. <주온> 시리즈로 일본 호러의 한획을 그은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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