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에서 함께 사는 시게미치(고라 겐고)의 부탁으로 함께 살게 될 그의 조카 나오타츠(오니시 리쿠)를 마중 나간 사카키(히로세 스즈). 시게미치가 건네준 가족사진을 보고 나오타츠의 아버지가 10년 전 집을 나간 어머니의 과거 불륜 상대임을 알게 된다. 한편 차가운 태도의 사카키가 신경 쓰이던 나오타츠는 우연히 사카키의 대화를 엿듣고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된다. 사카키를 향한 죄책감과 간지러운 다른 감정 사이에서 나오타츠는 자신의 역할을 고민한다.
다지마 렛토의 원작 만화를 영화화한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는 부모 세대의 불륜으로 엮인 두 자녀 세대의 만남을 그린다. 고등학생 나오타츠는 평소 온화한 아버지의 불륜 사실에 어른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경험한다. 마음이 16살에 멈춘 20대 후반의 사카키 또한 다르지 않다. 완치되지 못할 상처를 다듬는 이들은 미봉책보다는 각자의 감정에 솔직해지고자 한다. 일본 청춘 성장물의 특징적 연출과 조응하는 섬세한 심리 묘사 또한 돋보인다. 음식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미묘한 정서 교환은 전형적이지만 여전히 효과적이며, 어른들의 죄의식을 읽은 나오타츠가 반복해 “뜯어내는” 돈과 그의 상반된 소비법 또한 청소년기의 반항심과 성장을 명료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젊은 어른의 깊고 여린 내면을 담은 히로세 스즈의 반투명한 표정을 보며 이제 그의 이름이 한 작품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질 수 있음을 재확인한다. 다만 부분적으로 어수선한 촬영과 원작에 비해 매력이 반감된 셰어하우스 식구들, 성장의 여운을 방해하는 로맨스에의 집착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