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는 김인해(박성웅)는 완벽한 화술과 변장술로 사람들의 재산을 탐닉하는 천하의 사기꾼이다.그를 잡기 위해 수많은 경찰이 혈안이 되어 있지만 능구렁이 같은 요령으로 밑 빠진 독처럼 술술 빠져나가기만 할 뿐이다. 김인해는 남을 속이는 데 타고났다. 허술한 미술품에 아트 재테크라는 명목을 붙여 수십배 이상의 불온한 수익을 창출한다. 타인에 기대고 싶은 외로운 노인의 마음을 이용해 비싼 부지를 자신의 것으로 가로채기도 한다. 한편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조수광 형사(곽시양)는 불의 앞에서 아무것도 조절하지 못한다. 다혈질, 무데뽀, 막무가내, 독고다이. 그를 나타내는 무수한 수식어 앞에서 그는 과잉 진압이라는 죄목으로 제주로 좌천된다. 마침 제주의 부동산을 사냥하기 위해 찾아온 대만 마피아 보스 주린팡(윤경호)은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면모 속에서 허술함으로 우스꽝스러운 엇박자를 만든다. 제주에서 비밀스러운 계획을 수행 중인 사기꾼 김인해와 동네 부지에서 협잡꾼 출몰 소식을 들은 열혈형사 조수광, 음모를 꾸미는 어둠의 손길 주린팡까지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필사의 추격>은 아름답고 시원한 섬 풍경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제주를 노리는 주린팡의 전략적 침범은 실제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외국인 부동산 갈등, 무분별한 개발 문제 등을 바탕으로 현실성을 높인다. <필사의 추격>은 쫓고 쫓기는 추격 코미디를 추구하지만 유머를 이끌어내는 과잉된 방식과 느슨한 캐릭터 설정, 미비한 개연성이 이야기를 좇는 속도를 늦춘다. 영화의 한끗을 공략한 반전 공개도 반짝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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