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다영(박서윤)의 여름방학 이야기. 사귄 지 28일 된 남자 친구 병훈(최민재)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날, 다영은 과외 선생님과 잠자리를 갖는다. 이 사실을 빌미로 병훈의 마음을 돌리려던 다영의 계획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팽창하며 주변 어른들과 자신의 삶을 뒤흔드는 거대한 치정극으로 변모한다. 손현록 감독의 첫 장편 <그 여름날의 거짓말>은 살 떨리는 여름방학을 보내고 온 열일곱 소녀의 회상을 138분 러닝타임에 빼곡하게 담아냈다. 청소년기의 연약한 신체와 정신을 관통한 일화들(실패한 연애, 성년과의 성적 관계 등)이 믿을 수 없는 화자 ‘다영’의 입을 통해 발화되고, 성년 관객은 이를 통해 도덕적 사각지대의 한구석으로 내몰리는 스산한 경험을 하기에 이른다. 감정에는 취약하지만 책임 앞에서는 숭고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 파격적이며 꿋꿋한 10대 상을 제시하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작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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