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씨네스코프] 독립영화가 관객을 만나기까지, 독립영화 매칭 워크숍: 퍼스트링크 현장
2024-09-06
글 : 남지우 (객원기자)

“2만 관객 가고 싶어요.” “단관 개봉이라도 좋습니다.” 지난 8월31일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에서 열린 ‘독립영화 매칭 워크숍: 퍼스트링크’(이하 퍼스트링크) 행사에 독립영화 감독과 프로듀서들이 모였다. 올해 4회째를 맞은 퍼스트링크는 독립영화의 개봉 프로세스를 교육하는 강연과 워크숍, 업계 네트워킹이 이뤄지는 행사다. 올해엔 65편의 출품작 중 심사를 통해 선발된 32편의 영화가 참여 기회를 얻었다. 앞서 진행된 온라인 오리엔테이션과 배급 기초 워크숍에 이은 만남이자 본격적인 배급사 미팅 전 이뤄지는 최종 준비의 시간이었다.

첫 번째 세션인 ‘네트워킹 토크’에서는 전년도 퍼스트링크 사업의 성과가 공유됐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더 납작 엎드릴게요>의 김은영 감독과 황영 프로듀서, 오는 11월 개봉을 앞둔 영화 <미망>의 김태양 감독이 참석해 신인 독립영화 감독으로서의 극장 배급 경험을 이야기했다. “영화를 만드는 것보다 배급이 더 어려웠다”(김태양)라는 말처럼 배급은 여전히 대부분의 독립영화인에게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김은영 감독.

유명하지 않은 감독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김은영)이 극장에 걸리기 위해서는 작품의 흥행 포인트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배급사를 만나야 한다. 감독은 직접 선정한 1~3순위의 배급사와 일대일 미팅을 진행하며 회사의 배급력을 판단함과 동시에 담당자의 마음까지 사야 한다. 작품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 영화제 수상 경력, 예상 관객수, 홍보를 위해 다져놓은 배우들과의 관계에 관한 질문은 기초적이지만 흥행 여부 판단의 핵심 요인이다. 30초 예고편, 이미지 포스터, 마케팅 문구 등 시청각 자료를 사전에 준비해 미팅에 임한다면 더욱 구체적인 피드백을 기대할 수 있다.

참여사 또한 그간의 배급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창작자에 배급 의사를 밝히게 된다. 영화 <더 납작 엎드릴게요>는 배급사 마노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배급지원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배급을 진행하겠다”라는 열의에 찬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

김태양 감독.

참가자들은 한국 독립영화의 해외 배급 사례인 <미망>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이어갔다. “미팅 초기에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김태양 감독은 “국내 배급사들로부터 흥행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피드백을 받기도 했지만,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영화제 출품 소식과 완성본 스크리너 등을 꾸준하게 전하며 결국 국내와 해외 배급을 모두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를 해외 배급사 관계자들을 위해 피칭 멘트와 차기작에 관한 계획안을 영어로 번역해 들고 다녔다”라는 그는 “해외에서 한국에 관심이 큰 만큼 다음 영화를 찍게 된다면 해외 배급까지 미리 고려하여 기획안을 작성하면 좋겠다”라는 조언을 전했다.해외 배급사 화인컷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김태양 감독은 “초반에는 실무자선에서 작품이 반려됐지만 이후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추천사를 받아 다시 작품을 어필할 수 있었다”며 “결정권자들에게 삼세번 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배움을 되짚기도 했다.

고영재 인디플러그 대표.

IPTV와 OTT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독립영화의 수익화 전략은 극장 바깥을 향하기도 한다. 고영재 인디플러그 대표는 강연을 통해 “평균적으로 1700만원에서 2200만원 정도에 달하는 P&A (마케팅)비용을 회수하려면 영화제 출품과 극장 상영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매출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가 점점 삭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동체 상영이나 대안 상영 등 비전통적 관객 모객 방식에 열린 마음을 갖고 배급사와 협의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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