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정작 자신은 해방시키지 못하는 출구의 아이러니, <트랩>
2024-09-25
글 : 유선아

딸과 함께 유명 팝스타의 콘서트장을 찾은 다정한 아버지 쿠퍼(조시 하트넷). 인파 속에서 딸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그는 콘서트장 일대에 배치된 특수부대와 경찰 인력을 보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친근함을 무기로 관계자에 접근해 알아낸 사실은 이 모든 상황이 12명을 토막살해한 연쇄살인마 ‘도살자’를 잡기 위한 덫이라는 것. 쿠퍼가 바로 그 도살자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을 수 없다. 그는 필사의 탈출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트랩>의 주인공은 살인마다. 평범한 인물이 수세에 몰렸을 때 느끼는 공포 심리가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 처한 악인이 어떻게 난관을 돌파할지를 보며 관객은 중심인물에 어디까지 공감하고 몰입할지를 시험당한다. 예측할 수 없는 중반의 국면 이후 전개는 여러 번 방향을 뒤튼다. 팝스타와 팔로워, SNS 라이브, 살인마와 프로파일러, 정신분석학과 무의식을 잠식한 환영의 요소가 잘 버무려진 스릴러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