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특집]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가, 영상·영화 산업의 관점으로 바라본 오늘의 딥페이크
2024-10-04
글 : 씨네21 취재팀

기술은 과연 인간을 이롭게 하는가. 인류 역사상 새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유사 질문을 건네며 오랜 토론을 나누었다. 이번엔 딥페이크다. 인공지능이 여러 층위의 정보를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fake)의 합성어인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제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편집물을 일컫는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세상을 떠난 음악가가 광고에 나오거나 광복의 아름다운 함성을 듣지 못한 독립운동가가 해사한 미소를 짓는 모든 영상은 이 딥페이크의 힘을 받았다. 하지만 칼끝은 결국 검을 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는 법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이들은 주변인과 친구, 가족, 친인척, 인플루언서, 연예인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익숙한 얼굴에 존엄성이 훼손된 성적 이미지를 합성했다. 기술의 접근이 용이해질수록 가해의 범위는 끝이 없다.

2024년 8월26일, ‘딥페이크 피해 학교 명단’이 온라인에 유포되면서 중고등학교 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다. 숫자는 정직하고 처참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입건된 딥페이크 관련 피의자 178명 중 10대가 74%, 20대가 20.2%에 달한다. 전체 가해의 94.2%가 1020세대다. 피해자의 세대 범위도 이 비례를 따른다. 2021년부터 3년 경찰에 신고된 딥페이크 피해자 중 10대가 59.8%, 20대가 32.1%인 걸로 밝혀져 전체 피해자 중 1020세대가 91.9%에 달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도대체 어린 세대에게 딥페이크 기술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문제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와 학생들을 취재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10대 온라인 놀이 문화를 재점검하고, 어른들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 청소년 피해자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이어 강현주 인공지능 연구원과 김광집 스튜디오메타케이 대표를 만나 딥페이크 기술의 정확한 방향에 대해 물었다. 도대체 딥페이크란 무엇을 위한 기술인가. 이것이 인간 사회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 딥페이크는 원래 어디서 활용돼야 했던 기술인가. 기술의 진의와 가치가 알려지기 전, 범죄로서 오명이 먼저 씌워진 인공지능의 가치를 제대로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씨네21>이 딥페이크를 직접 체험해보았다. 쉽고 간단한 기술 아래 숨겨진 도덕적 함정들과 어떤 윤리적 질문도 묻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운영의 문제를 명확하게 서술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딥페이크 관련 인터뷰와 체험기 특집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