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일대> Caught by the Tides
지아장커 / 중국 / 2024년 / 112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10.05 BH 20:00 / 10.07 C1 16:30
가히 세월의 기록이다. 지아장커 감독은 20여년의 세월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엇갈려온 두 남녀의 운명을, 급격한 산업화·경제 발전과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관계맺음의 방식이 완전히 변화한 중국의 풍경을 천천히 돌아본다. <풍류일대>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형식을 유려하게 엮는다. 극의 전반부에 오랜 시간 아카이빙 됐을 푸티지를 적극 활용하는 반면, 두 남녀의 굴곡 있는 애정선을 놓치지 않고 짚어내는 식이다. 중국의 20년을 압축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야를 확장하면서도 극중 인물들의 시점을 활용해 세밀한 묘사를 놓치지 않는 점이 흥미롭다. 두 연인은 지아장커 감독이 <임소요>에서도 다룬 바 있는 빈빈과 차오차오다. <천주정> <산하고인> <강호아녀> 등 지아장커 감독의 연출작에 꾸준히 화자로서 등장해 온 자오 타오가 이번에도 차오차오를 연기했다. 다시금 재회했음에도 이들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대부분의 러닝타임 동안 차오차오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그의 행적을 쫓는 것만으로도 관객은 격변해 온 중국 근현대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있다. 제77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