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영화제]
BIFF #2호 [프리뷰] 이제한 감독, '환희의 얼굴'
2024-10-04
글 : 이자연

<환희의 얼굴>

이제한 / 한국 / 2024년 / 126분 /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10.05 KT 16:00 / 10.07 L3 19:30 / 10.08 L3 12:00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된 <환희의 얼굴>은 단편소설처럼 목차를 비추며 주인공 환희와 연결된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보여준다. 환희는 곳곳에 존재한다. 하루는 가까운 선생님에게 다짜고짜 돈을 빌려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또 하루는 제주 식당에서 동료에게 크림브륄레와 퐁당오쇼콜라를 비교·설명하며 오픈을 돕는다. 유학을 고민하는 남자와 그의 엄마 이야기를 순순히 들어주기도 하고, 책 서문에 쓰인 이야기가 자신을 가리키는 줄 알고 대뜸 작가를 찾아가기도 한다. <환희의 얼굴>은 환희가 누구인지, 어떤 정체성을 대변하는지 명확하게 가리키지 않는다. 그저 환희의 진솔한 모습을 통해 관객의 자발적인 공감을 이끌 뿐이다. 영화 전체를 동요시키는 큰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작고 사소한 문제와 일상적인 환기를 반복해 매듭지으며 보편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특히 중요 인물을 카메라가 오랫동안 응시하면서 프레임 바깥에서 대답하는 상대방을 비추지 않는 방식은 두 인물의 관계와 역사, 상호작용에 집중하게 만든다. 전작 <소피의 세계>로 섬세한 세계관을 구현해 낸 이제한 감독의 에너지가 충분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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