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 고등학교 3학년인 창우(유이하)는 친구 우재(양지운)와 함께 중소기업 공장 실습을 나간다. 금세 실습을 포기한 우재와 달리 창우는 묵묵히 버틴다. 현장이 익숙해진 창우의 시선엔 선임들과 에이스라 불리는 실습생 성민(김성국)이 차츰 눈에 들어온다. <3학년 2학기>는 <휴가>를 연출한 이란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이란희 감독이 청소년 노동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1990년대 중반 극단에서 활동하던 시절,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청소년 노동자 문송면씨의 소식”을 접하면서부터다. 몇 년 전부터 실습생들의 소식이 자주 보도되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차기작에서 다루기로 결정했다.
다만 실습생들의 사망·사고 소식이 주를 이루는 뉴스 및 관련 콘텐츠와 달리 이란희 감독은 “현장에 적응해가는 살아있는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직업계고에 다니는 학생들, 직업계고 출신의 대학생, 직장인, 비정규직 노조원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이 영화에 반영됐다. “아이들은 전부 피해자의 입장이며 모든 사고는 시스템에서 비롯된다고 여겼지만,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벗어나 현장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창우, 우재, 성민, 다혜(김소완)와 같은 다양한 실습생들과 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다룬 에피소드가 탄생했다, 이란희 감독은 <3학년 2학기>에 드러난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사회로 첫발을 내딛은 경험을 생각하며 영화를, 실습생들의 성장기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