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영화제]
BIFF #3호 [프리뷰] 침묵의 외침 MA - Cry of Silence
2024-10-05
글 : 이자연

테 마우 나잉 / 미얀마, 한국, 싱가폴, 프랑스, 노르웨이, 카타르 / 2024년 / 74분 10.05 C3 13:30 / 10.10 L2 14:30

군사 쿠데타의 역사를 지닌 미얀마는 집단적으로 마을을 불태우고 적군을 잡아 몰살시켰다. 피난처를 찾기 위해 도시를 떠난 젊은이 들은 섬유 공장에 차출되어 노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또래 여공들과 함께 일하는 미텟(수 레이)의 나이는 고작 열여덟. 미얀마에 드리운 공포의 그림자를 그 또한 피해갈 수 없다. 어쩌다 가장이 되어버린 미텟은 봉제 공장에서 오직 일터와 기숙사만 오가는, 점심 시간조차 챙기기 어려운 빽빽한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비웃듯 공장은 이미 두달째 임금을 주지 않고, 사측의 속내를 알아차린 여공들은 하나둘 파업을 시작한다. <침묵의 외침>은 엄혹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위험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를 말한다. 특히 이전까지 노동권과 민주주의의 물결을 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미텟이 우연한 깨달음을 계기로 각성해 나가는 과정은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높인다. 실화를 바탕하여 엔딩 끝에 이어지는 후일담 또한 묵직한 감동을 더하고, 첨예하고 현실적인 질문에 관객이 바톤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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