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송열 / 한국 / 2024년 / 97분 /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10.06 KT 20:00 / 10.09 L6 16:30
전작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에서 구직난을 겪으며 300만 원에 매여 난처한 상황을 맞이했던 영태(박송열)에게 드디어 작고 소중한 월세방이 생겼다. 게다가 친척으로부터 싼값에 식당을 넘겨받은 선배가 무일푼인 영태에게 동업을 제안한다. 이전보다 나아진 상황에 부부는 임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부푼 꿈도 잠시, 선배는 돌연 제안을 철회하고, 난처해진 영태는 고뇌 끝에 “키케가 홈런을 칠 거야”라는 메모를 남긴 채 돈을 벌러 집을 떠난다. 홀로 남겨진 아내 미주(원향라)는 남편의 성공을 기원하며 꿋꿋하게 돈을 벌며 살아간다. 대체 영태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가 집을 비운 뒤로 미주의 일상에 자꾸만 기묘한 꿈들이 끼어드는 경우가 잦아졌다.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에 이르러 박송열은 한국에서 먹고 사는 이야기를 가장 흥미롭게 담는 감독으로 거듭났다. 3년 전 부산을 찾았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가 경제적인 연출로 돈이 지닌 심리적 가치를 논했다면, 이번 작품에선 전작에서 정해 놓았던 몇 가지 규칙을 흥미롭게 위반하며 담론을 확장한 모양새다. 영화 속 세계에는 지옥과 다름없는 부동산 자율화가 시행됐고, 아내의 이름은 정희에서 미주로 바뀌었으며, 영태는 이전처럼 존엄을 지키기보단 약간은 무모한 야심을 품어보려 한다. 무엇보다 부부의 일상적인 현실 위로 꿈과 상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투과시키는 새로운 시도가 가장 눈에 띈다. 영태 부부를 둘러싼 많은 설정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들이 지향하는 풍요로움의 기준만큼은 동일하다. 단지 남들 사는 수준의 무난함. 이는 거포도 똑딱이도 아닌 평범한 야구선수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홈런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 더러 실패하더라도 일말의 희망을 품는 삶은 그런 의미에서 고귀하다. 박송열, 원향라 부부가 가내수공업으로 빚어낸 이토록 엉뚱한 ‘먹고 사는 이야기’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이라 확언할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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