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영화제]
BIFF #4호 [프리뷰] 글로리아! Gloria!
2024-10-06
글 : 임수연

마르게리타 비카리오 / 이탈리아, 스위스 / 2024년 / 106분 / 월드 시네마 10.07 B1 20:00

1800년 이탈리아 베니스, 고아 소녀들을 돌보며 음악을 할 수 있게 가르치던 수녀원이 있다. 이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테레사는 우연히 지하실을 청소하다 예배장의 지배자 펄리나가 숨겨둔 피아노를 발견한다. 그는 피아노를 재미 삼아 연주하다 자신이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작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수녀원의 성가대 소녀들 사이에서도 테레사의 피아노 연주가 화제로 떠오르고 그들은 음악을 매개로 매일 밤 교류하기 시작한다. 한편 새로 취임한 교황이 수녀원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펄리나는 이를 기념해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그에겐 좋은 곡을 만들어낼 만한 능력이 없고, 대신 테레사와 수녀들이 그간 쌓아온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글로리아!>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여성 예술가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남성 권력에 맞서는 페미니즘 서사로서, 예정된 클라이맥스로 달려가는 뮤지컬 시대극으로서 신나는 쾌감을 선사한다. 이탈리아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마르게리타 비카리오의 감독 데뷔작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은 감독이 직접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