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지명이지만 동시에 거대한 은유다.” 여의도 증권가의 작전 세력을 다뤘던 전작 <돈>에 이어 박누리 감독의 시선이 강남 한복판으로 옮겨졌다.
“그저 사람 사는 곳인데 왜 혹자에게는 선망의 대상이고 혹자에겐 시기의 대상이 되는가?”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강남 비-사이드>는 익숙한 도시의 두 얼굴을 포착한다. “화려함의 대명사답게 채도 높은 강남의 밤에 주목하지만, 동시에 축축하고 어두운 뒷골목의 대비를 그리려 했다.” 주원규 작가의 초고를 읽으며 “생생한 날 것의 충격”을 받았던 박누리 감독은 연쇄 납치 사건에서 출발해 잔혹한 범죄의 온상을 마주하는 <강남 비-사이드>를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자 했다. “단순히 범죄가 소재로서 휘발되기보다는 인물들의 딜레마를 쫓으면서 곱씹어볼 수 있는 이야기이길 원했다.” 박누리 감독이 탐구한 새로운 이면은 강남이라는 지역성만이 아니었다. “형사, 검사, 브로커 등 장르에서 익히 다뤄졌던 인물군이지만, 지속적으로 선악의 경계에서 선택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고뇌가 전형성을 벗어나게 만든다.” 이는 “다채로운 인물의 층위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시리즈 특유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결과였다. 더불어 박누리 감독은 범죄물과 추격물로서의 시리즈가 지닌 매력을 강조했다. “기술적인 측면과 아울러 이야기의 호흡까지 도중에 멈추고 화장실에 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감과 몰입감을 갖춘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