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흐리몬프러 / 벨기아, 프랑스, 네덜란드 / 2024년 / 151분 / 와이드 앵글 10.09 B2 19:30 / 10.10 C5 19:00
1960년 새롭게 독립한 아프리카의 16개국이 유엔에 가입하면서 세계 정치에는 커다란 격변이 발발한다. 중심에는 벨기에의 식민 지배를 받다 해방된 콩고가 있었다. 원자폭탄의 주원료인 우라늄의 세계 최대 공급처기도 했던 콩고는 냉전 시대에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콩고의 독립을 이끌고 초대 총리로 취임한 파트리스 루뭄바는 콩고 내 민족 통합을 주장하면서 미국에게 눈엣가시로 여겨진다. CIA는 루이 암스트롱과 니나 시몬 등 저명한 재즈 뮤지션을 모아 콩고 공연을 기획한다. 평화적으로 보이는 행사의 이면에는 파트리스 루뭄바 암살 사건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음모가 숨어 있다. <쿠데타의 사운드트랙> 속 흘러나오는 유려한 재즈 트랙들은 역사 속에 가려졌던 몇 발의 총성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린다.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과 역사를 증언하는 문헌들을 인용하며 사건을 재구성하는 동안에도 재즈는 멈추지 않는다. 이는 항거와 애환의 음악인 재즈를 정치화시키려 했던 식민주의에 가하는 영화적 일격이다. 은폐되었던 역사의 배후를 정교하게 발굴해 내는 감독의 집념과 정치화된 음악을 다시 음악의 정치화로 되돌리려는 영화의 태도가 어우러져 아카이브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