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하 ACFM)은 산업 내 최신 현황에 맞춰 함께 변화를 점검하고 대응을 찾아나가는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10월 7일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된 OTT 콘퍼런스는 각국 OTT 플랫폼의 고유한 비즈니스 전략을 돌아보고 미디어 소비 방식과 스토리텔링 작업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전, 란> 신철 작가는 뉴 미디어 시대에 영화 작법과 접근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했다. "사람들은 출퇴근 길이나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상을 소비한다. 이에 따라 영상 트렌드가 짧고 강렬해졌다. 나 또한 변화를 겪고 있다. 시나리오를 도발적인 사건으로 시작하려 한다.
관객에게 주인공을 소개하는 시간을 생략해버리는 거다. 그렇다면 관객은 캐릭터와 어떻게 가까워질까? 그 연결고리를 2막에 맡기는 방식으로 전개한다." 신철 작가는 이어 "관객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의 불확정성을 위해" 최근 비선형 포맷의 시나리오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특징을 짚었다. <좋좋소> 시리즈, 진용진 채널의 <없는영화> 시리즈, 왓챠 오리지널 <사막의 왕> 등을 기획·제작한 블랙페이퍼 이태동 감독은 뉴미디어와 영화가 중첩되는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감지한 변화를 설명했다. "영화를 유료로 판매하는 극장과 달리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은 소비자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웹 드라마, 웹 예능은 학교를 배경으로 하거나 십대 타겟의 장르물이 늘어났다. 제작사의 여건 상 나타나는 변화도 있다. 무한 콘텐츠 경쟁 시대에 넷플릭스처럼 대규모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숏폼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여러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많은 제작사가 숏폼 콘텐츠를 기회로 받아들인 것도 사실이다." 이어 이태동 감독은 어제 찍어서 오늘 발행하는 패스트 콘텐츠는 "자신의 경험과 직접 맞닿은 이야기를 선호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게 시의성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환경의 격변 속에 마련된 이번 OTT 콘퍼런스는 롱폼에 적용할 수 있는 숏폼의 셀링 포인트,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등 변화에 발 맞춘 실용적인 논의의 장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