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 밤하늘을 가르는 총성에 형제가 잠에서 깬다.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집을 나선 페드로(에지킬 로드리게스)와 지미(데미안 살로몬)는 숲속에서 심하게 훼손된 사체를 발견한다. 실마리를 쫓던 이들은 이웃집 아주머니가 악령이 들어 온몸이 썩어들어가는 아들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경찰과 교회 공동체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방치한다. 의지할 데 하나 없는 주민들은 직접 죽어가는 남자의 숨통을 끊어주려 한다. 하지만 그의 몸속에 깃든 악령은 마을 사람 모두의 육체를 빼앗겠다는 섬뜩한 저주를 남긴 채 행방불명된다.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는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문법을 따르지만 표현의 수위만큼은 기존 어떤 작품들보다 파격적이다. 하지만 피비린내를 잔뜩 머금은 선정적인 장면들이 진정으로 의미 있게 사용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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