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델리] 인도 액션영화는 프랜차이즈의 꿈을 꾸는가, <싱감 어게인> <푸쉬파: 더 룰 - 파트2> 등 잇달아 속편 공개… 평은 갈려
2024-12-30
글 : 정인채 (델리 통신원)
<푸쉬파: 더 룰 – 파트2>

12월 인도 극장가에 속편 열풍이 불고 있다. 발리우드와 지역영화 모두 인기를 얻은 영화의 굵직한 속편을 내놓은 것이다. 로히트 셰티 감독, 어제이 데븐 주연의 <싱감 어게인>은 발리우드 경찰 액션 프랜차이즈 <싱감>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경찰 싱감이 어둠의 세력에 맞서는 <모범경찰 싱감>(2011)과 <싱감 리턴즈>(2014)에 이어 10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다. 전작과 비슷한 공식대로 흘러가는 영화는 카리나 카푸르, 악샤이 쿠마르, 란비르 싱 등 화려한 발리우드 스타들이 조연과 카메오로 출연했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싱감 어게인>은 독창적인 속편은 아니다. 액션의 구성이 다소 전형적이고 내러티브 구성 또한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신선함이 떨어진다. 훈계조의 대사와 혼란을 가중시키는 카메오 군단 또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은 드물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다시 한번 입증한 작품이다.

한편 텔루구의 지역영화인 <푸쉬파: 더 룰 - 파트2>는 속편이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 영화다. 전작 <푸쉬파: 더 라이즈 - 파트1>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악조건을 뚫고 흥행에 성공한 2021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다. <푸쉬파: 더 룰>은 짐꾼 출신인 푸쉬파(알루 아르준)가 밀수업에 뛰어들어 우두머리에 오르는 과정을 다룬 시리즈로, 알루 아르준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시리즈 전체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다. <푸쉬파: 더 룰 - 파트2>는 경찰에 맞서 푸쉬파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이미 전세계에 돌풍을 일으킨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를 넘어 인도영화 역대 흥행작 랭킹 3위에 올랐다.

두 작품을 종합하면 인도 액션영화의 트렌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한때 인도의 경찰 액션물은 불의에 대한 초법적 정의 구현이 흥행의 핵심 요소였다. 하지만 현재 흥행을 견인하는 경찰 액션물은 빌런에게도 입지전적인 성공 신화가 필수적이며, 주인공과 악당간의 갈등은 정의와 불의의 구분이 모호한 생존 싸움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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