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총괄 애니메이터 제임스 박스터 인터뷰
2002-07-03
“그림이 든 이야기책 같은 영화”

<미녀와 야수>의 벨,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 <이집트 왕자> <엘도라도>의 주요 캐릭터를 담당했던 제임스 박스터는 55명의 애니메이터를 이끈 <스피릿>에서 애니메이팅하기 어렵기로 악명높은 말에 표정과 움직임을 주기 위해 영화의 선조인 머이브리지의 경마 사진부터 마티스와 피카소의 단순하고 함축적인 라인, 말 해부학까지 연구해야 했다. 그러나 반세기 전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이 <밤비>로 커리어의 전환을 이루었다는 것을 잘 아는 박스터는 <스피릿>을 애니메이터로서 맞이한 커다란 기회로 간주했다.

2D와 3D 애니메이션을 지금까지보다 더 깊이 결합했다. 실제 작업에서 최대 고민은.

-→ 두 가지 애니메이션이 완전히 하나가 돼야 하는 만큼 2D 애니메이터들은 3D 상태에서도 보기 좋도록 정확성을 꾀해야 했고 컴퓨터 애니메이터들은 반대로 렌더링을 드로잉처럼 보이도록 해야했다.

<스피릿> 스토리의 표현기법으로 전통적 핸드드로잉을 택한 까닭은.

-→ 핸드드로잉은 좀더 추상적이고 로맨틱하다. 현재 뜨는 트렌드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이지만 우리는 실제 세계의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그림이 든 이야기책 같은 영화를 원했다.

카리스마를 내세우지 않는 악인 캐릭터 디자인이 특이하다.

-→ 대령은 고전적인 의미의 악당이 아니라 그저 장애물이며 옳다고 믿는 일을 실행하는 사람일 뿐이다. 우리도 그를 인디언 부락을 공격했던 악명높은 실제 인물 커스터 장군처럼 그릴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극단적으로 그리지 않았다.

<스피릿>도 그렇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항상 물의 표현을 스펙터클의 정점에 놓는 것 같다.

-→ 그렇다. <스피릿>에서는 컴퓨터로 그린 물 위에 손으로 그린 포말을 붙여서 빠져죽을 것 같은 실감을 내려고 했다. 게다가 다음 작품은 <신바드>니 사방이 물바다다. (웃음) 딴 얘기지만 노예제와 자유의 대비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숨은 공통점이다. 김혜리 vermeer@hani.co.kr

▶ [Review]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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