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TV스타가 스크린에 안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브루스 윌리스, 조지 클루니, 톰 행크스 정도가 손에 꼽히는 성공 케이스.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최종 시즌이 임박함에 따라 여섯 주인공들의 향후 영화 커리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영화 진출 전망을 정리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시트콤 속 이름이 대중에게 더 친숙한 <프렌즈>의 스타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연기 역량의 폭을 입증하는 것. 9번째 시즌에서 각자 편당 100만달러 출연료를 받아 당분간 경제적 안정을 확보한 <프렌즈> 출연진들은 저예산 독립영화와 심각한 드라마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리더격인 데이비드 시머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는 마이크 피기스의 신작 <호텔>에서 비열한 할리우드 제작자 지망생으로 출연하며 <프렌즈> 종영 뒤에는 스스로 창단한 루킹글래스 극단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스크림> 시리즈로 흥행면에서는 <프렌즈> 배우 중 최고 성적을 낸 커트니 콕스도 예산 300만달러의 어두운 저예산영화 <달트리 콜혼의 비밀 생활>을 <프렌즈> 이후 첫 영화로 골랐다. 엘리자베스 헐리와 공연한 <서빙 사라>를 개봉한 매튜 페리도 내년에 들어갈 신작은 “삶과 죽음에 대한 정신적 영화”가 될 거라고 장담하고 있으며 제니퍼 애니스톤도 짐 캐리와 커플을 이루는 메이저영화 <전능한 브루스>에 앞서 인디영화 <굿 걸>에서 스테레오 타입을 극복하는 연기로 호평받았다.당분간 코미디의 영역에 머물 <프렌즈> 멤버는 매트 르 블랑과 리사 쿠드로. <에드> <로스트 인 스페이스>로 실망스런 결과를 봤던 매트 르 블랑은 10월 개봉예정의 2차대전 코미디 <모두가 여왕의 신민들>과 <프렌즈> 촬영을 병행하느라 LA와 동유럽을 매주 왕복하는 강행군을 불사하고 있으며, 리사 쿠드로는 주류영화와 독립영화를 적절히 섞어가며 신뢰할 만한 배우로 인정받아온 그간의 스타일대로 워너의 <애널라이즈 댓>, 초저예산영화 <바크>, 데이먼 웨이언즈와 공연하는 <마시 X> 등에 출연할 계획이다. “<프렌즈>의 이미지로 인해 영화 캐스팅에서 기회가 제한되는 면도 있지만, <프렌즈>는 분명 우리에게 원하는 일을 할 자유를 주었다.” 데이비드 시머의 말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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