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비아 등 여성 CEO 스튜디오들 승승장구, 감독·배우·작가협회 회장도 모두 여성할리우드도 우먼파워 시대를 맞고 있는가? 파라마운트의 셰리 랜싱, 유니버설의 스테이시 스나이더, 콜럼비아의 에이미 파스칼 등 7대 메이저 영화사 중 세곳이 여성사령탑 아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시사주간지 <타임>이 7월29일치 기사에서 이들 3인의 이야기를 다룬 데 이어 최근 <버라이어티>가 할리우드의 여성인력 현황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어 할리우드의 파워우먼들이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먼저 92년부터 파라마운트픽처스의 회장을 맡은 셰리 랜싱(57)은 2000년 6년간 25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갱신해 남녀를 통틀어 메이저 영화사에서 가장 오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인물. 교사 출신이며 모델, 배우를 거쳐 영화사 밑바닥에서부터 회장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인 셰리 랜싱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 영화가 <미션 임파서블2>(8천만달러)일 정도로 경제적인 경영에서 능력을 보여줬다.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인 <피고인> <위험한 정사> 등을 제작했던 랜싱은 이십세기 폭스에서 제작한 <타이타닉>에 부분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유니버설의 스테이시 스나이더(41)는 UCLA 법학과를 나온 뒤 돈 심슨과 제리 브룩하이머의 회사에서 비서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99년 론 메이어가 스튜디오 회장으로 있는 유니버설의 영화부문 책임자가 된 스나이더는 <에린 브로코비치> <미이라> 1, 2편, <분노의 질주> <뷰티풀 마인드> 등을 히트시키며 신임을 얻었다. 스나이더가 사령탑에 앉은 99년, 유니버설은 전해보다 2배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기록했다. 스나이더와 함께 99년부터 콜럼비아픽처스의 회장을 맡은 에이미 파스칼(44)은 부회장으로 있던 90년대부터 <위험한 독신녀> <그들만의 리그> 등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2000년 <미녀 삼총사>의 성공이 승승장구를 알리는 출발점이라면 올해 <스파이더 맨> <패닉 룸> <맨 인 블랙2>는 성공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콜럼비아의 모회사인 소니픽처스는 2000년 99년보다 편당 수입이 18% 오르는 결과를 얻었고 올해엔 그 상승폭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에서 여성의 힘이 증가하고 있는 증거로 7대 메이저 스튜디오 가운데 3곳의 회장을 여자가 맡고 있다는 사실 외에 감독조합, 배우조합, 작가조합의 회장도 모두 여자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현재 감독조합은 <덩쿨장미>의 감독 마사 쿨리지, 배우조합은 TV드라마 <초원의 집>의 아역으로 익숙한 멜리사 길버트, 작가조합은 TV프로듀서 출신 빅토리아 리스킨이 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여성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 메이저 스튜디오 이사회에 참석하는 여성의 숫자는 극히 미미하며 여성은 최고위층의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흥행작 250편 가운데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은 2000년 11%보다 줄어든 6%였고 시나리오 작가 중 여성의 비중도 14%에서 10%로 감소했다.
<버라이어티>는 여성이 책임자로 있는 파라마운트와 콜럼비아가 다른 회사보다 여성 작가를 많이 쓰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여성 작가의 비중이 파라마운트는 24%, 콜럼비아는 40%로 다른 회사보다 훨씬 높다. 이런 수치가 의미심장한 변화로 이어질지 궁금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