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양과 광태군이 바람이 났다굽쇼? <YMCA야구단>에서 신여성 민정림과 야구에 매료된 청년으로 호흡을 맞추었던 김혜수와 황정민이 <바람난 가족>에 나란히 캐스팅되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눈물>을 연출한 임상수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바람난 가족>에서 김혜수가 연기할 은호정은 시어머니에게 바람피울 것을 부추기는 한편 자신도 연하의 고등학생과 불륜을 펼치는 대담한 여자. 황정민이 맡은 호정의 남편, 변호사 주영작 역시 젊은 여자와 정기적으로 사랑을 나눈다. 호정은 ‘쿨’하게 그 사랑을 인정한다. 이같은 ‘콩가루 집안’은 입양한 아이가 시골 집배원에게 우발적으로 살해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최근 김지운 감독의 <쓰리>와 <YMCA야구단>을 통해 “영화적인 호흡과 사고를 깨우쳤다”는 김혜수는 17년의 연기생활 동안 유지해왔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를 깨고 다소 과감한 노출과 함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김혜수를 캐스팅한 임상수 감독은 “예전에 황인뢰 감독의 베스트셀러극장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이유>에서 대사도 별로 없고 조용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혜수를 보았는데 아주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기존의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상당히 놀라웠고 아주 좋은 연기자구나라고 생각해왔다”며 “그동안 다소 낭비되었던 재능을 이 작품을 통해 제대로 펼치게 해줄 작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일반 관객에게 다소 낯선 황정민은 서울예대 졸업 뒤, <지하철1호선> <개똥이>를 거쳐 최근엔 뮤지컬 <토미>까지 무대에서 실력을 다져온 배우.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오디션에서 우직한 드러머 강수 역으로 발탁되어 스크린에 데뷔했고 10월 개봉을 앞둔 <로드무비>에서는 우연히 다가온 사랑에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동성애자 대식으로 출연해 과감한 연기를 펼쳤다. 몇달 전 <로드무비>의 기술시사에서 황정민을 본 임상수 감독은 “영화 내내 황정민밖에 안 보였다. 그의 존재감이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느낌이었다. 설경구도 <지하철1호선> 출신인데 설경구 같은 가능성이 있구나 생각했다”며 황정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추었다. 명필름이 제작하는 <바람난 가족>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를 비롯, 그외 주요 인물들의 캐스팅을 마친 뒤 10월 말 크랭크인할 예정이며 내년 초 관객에게 그 가족의 적나라한 바람행각을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