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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사> 김상진 감독, 차승원, 설경구 관객과의 대화
2002-11-20
글 : 심지현 (객원기자)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설경구씨, 손 한번 잡아봐도 되나요?”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에 이어 <광복절 특사>를 만든 김상진 감독은 주유소에서의 하룻밤, 경주에서의 수학여행 등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소재로 한 코미디에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다. 이번 <광복절 특사>도 예외가 아니다. 광복절 특사를 이틀 앞두고 탈옥을 감행한 두 주인공이 다시 감방으로 돌아가려고 벌이는 해프닝은, 일상에서 살짝 빗겨간 상황이 주는 의외적 웃음을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틀이라는 시간과 감옥이라는 제한된 시공간 안에서 풀어낸다. <광복절 특사>의 첫 상영이 있던 시민회관은 차승원, 설경구 등 주연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로 1800여 개의 좌석이 모두 찼고, 상영 내내 즐거운 웃음이 극장을 메웠다.

상영 시작 20여분 후 갑작스럽게 화면이 끊기는 영사 사고가 있었지만 5분 뒤에 다시 영화는 재개됐으며, 상영이 끝난 후 영사사고에 대한 사과와 환불이 이어졌다. 드디어 무대 위로 기다리던 배우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고, 김상진 감독, 강성진, 송윤아, 차승원, 설경구의 인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김상진 감독은 인사말에서 “비 때문에 유난히 고생했고, 어느 영화보다 주연 배우들의 고생이 심했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인물들의 모습에 주목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송윤아는 “오픈 시네마 초청작이란 사실이 영광스럽고, 부디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선전해달라”며 애교 있는 웃음을 지었다. 굵직한 배우들의 방문이 드문 올해기에 부산 관객들에게는 간만에 종합선물 세트와 같은 시간이었다. 극 중 <분홍 립스틱>을 부르는 송윤아와 차승원의 모습을 다시 재현해달라는 갑작스런 부탁이 터져나와 배우들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설경구를 사랑한다는 한 남성팬은 질문과 관계없이 손 한번 잡아볼 수 있겠냐고 무대에 나서기도. 배우들의 바쁜 일정 관계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고작 30분 정도에 불과해 아쉬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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