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 정직해서 누구에게나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제작 CINE WILL)에 인기있는 대통령 역으로 출연하는 안성기는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 상을 이렇게 밝혔다.
“대선 후보 중 어떤 사람을 지지할지는 말 할 수 없죠. 제가 워낙 영향력이 큰 사람이래서요”(웃음)
지지 후보를 밝혀줄 수 있냐고 묻자 그는 상당히 곤란해 했다. 연예인들의 지지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예민한 반응이 신경쓰는 눈치다.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은 인기 있는 대통령과 통통 튀는 학교 선생님(최지우)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안성기가 보여준 따뜻한 미소를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기쁜 우리 젊은 날> 이후 이런 (애정 영화의) 감정의 영화는 처음입니다. (최지우와) 나이 차이가 많아서 걱정했지만 영화 보니까 꽤 잘 어울리던데요“
<피아노…>는 최지우와 세 번째 같이 출연하는 영화다. <박봉곤 가출사건>에서는 최지우가 여균동의 상대역이었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는 상대역이었지만 그보다는 박중훈과 같이 출연하는 장면이 많았다. 이번 영화가 둘이 본격적으로 연기호흡을 맞추는 첫번째 작품이다.
안성기는 그동안 대종상 4회, 백상예술대상 7회, 영평상 4회, 아태영화제 2회 등의 남우주연상을 휩쓴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 하지만,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무사>로 그가 받은 상은 남우조연상이었다.
“오히려 속 편하게 됐죠. 한 3~4년 전쯤 힘든 적이 있었어요. ‘왜 이런 시나리오에 이런 배역을 내게 가져오지?, 난 아닌데…’이런 생각했던 적도 있죠. 이제는 내 몫이 이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후배들에게 도움되고 나 자신도 플러스가 되면 됐죠. 비중보다는 좋은 작품인지 감동있는 작품인지를 먼저 따져봅니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피아노 연주 장면을 위해 4개월 동안 피아노 치는 연습을 했다. 극의 흐름 상 중요한 장면이라 흉내만 내서는 안됐다는 게 그의 설명.
“이게 ‘솔’인지 ‘라’인지 모르고 그냥 ‘거기’만 쳤어요. 넉 달 동안 같은 곡만 쳤으니 아파트 아래, 윗집에서는 ‘참 질긴 사람이다’ 했겠죠”
그가 연주한 곡은 영화 <모정>의 주제가인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피아니스트 신이경이 안성기가 연주할 수 있도록 단순하지만 고급스럽고 예쁘게 편곡을 해줬다.
<피아노 …>가 처음 기획된 것은 7년 전이었다. 당시만해도 사전 검열이나 외부 압력이 적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얘기.
“<남부군> 때와는 너무 다르죠. 이런 내용이 영화화 될 수 있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밝아지고 있다는 증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