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픽처스 사장 셰리 랜싱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됐다. 11년째 ‘우먼 인 엔터테인먼트’ 리스트를 발표해 선정하고 있는 <할리우드 리포터>는 “다른 스튜디오와 공동제작 형태를 취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안정시켰다”면서 지난해 2위였던 그녀를 1위에 올려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랜싱은 1992년 파라마운트 사장에 취임한 뒤 10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인물.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유니버설픽처스 제작담당 사장 스테이시 스나이더는 2위로 밀려났고, 콜럼비아픽처스 사장 에이미 파스칼은 <스파이더 맨>의 성공 덕분에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자격으로 3위에 올랐다. 4위와 5위는 CBS 사장 낸시 텔렘과 소니뮤직 수석 부사장 미셸 앤서니가 각각 차지했다.
올해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배우들보다는 제작자나 경영자가 대거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재능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여성의 능력이 발휘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 최고의 성공작인 <스파이더 맨>은 여성이 기획하고 제작한 대표적인 케이스.
지난해 3위였던 줄리아 로버츠가 12위로 미끄러지고 마돈나도 열여덟 계단 떨어진 60위에 랭크됐다는 사실 역시 이런 경향을 뒷받침한다. 줄리아 로버츠는 2002년 개봉작이 <풀 프론탈> 단 한편인데도 불구하고 가장 돈을 많이 번 여배우로 남았지만, 영향력 순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퇴락의 징후도 무시할 수 없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여성 경영자 비율이 상승하는 반면 여성작가와 감독은 급격히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