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신민아, “현실 담은 청춘이 충격인가요?”
2003-01-03
글 : 김영희 (한겨레 기자)

“좋으니까 한다, 끝!”

영화 <마들렌>에서 25살 미용사 희진은 솔직담백명쾌하다.

19살 배우 신민아씨는 어떨까. “저한테 부족한 건 ‘연륜’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감정도 직접 경험한 것이기 보다는 책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빌려야 한다는 것,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는 거요. 전 공부하면 할 수 있다, 자신 있어요. 정말 타고난 연기자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만 연기 한다면 세상에 영화가 몇편이나 만들어지겠어요” 6살의 나이 차이지만 똑부러지는 신씨의 모습에 희진이 겹쳐졌다.

중학교 2학년때 잡지 모델로 데뷔했지만 연기는 영화 <화산고>와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이 전부다. “나이가 들기를 기다렸어요. 연습도 많이 하고. 앞으로 평생 할 거니까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누려가면서, 느끼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올해 대학교(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는 그에겐 이런 감정이 각별한 듯 했다. “중·고 시절이 별로 없어요. 영화에서 만일 학창시절을 찍어야 한다면 그것도 책이나 드라마로 간접적으로 느껴야 하는 게 가슴아파요.”

<마들렌>의 희진은 그런 점에서, 신씨에게 ‘출발선’인 셈이다. 희진은 십여 년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 지석(조인성)에게 먼저 “딱 한달만 사귀자”고 제안하고, 뜻하지 않았던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아기가 생겼지만 눈물을 쓱 닦고 혼자 낳아 키우겠다고 당돌하게 말하는 인물이다. 신씨는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20대의 임신문제를 그린 방식이 충격일 수 있지만 반면 더 현실일 수도 있지 않나요. 나쁜 거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오히려 영화나 텔레비전이 지금까지 그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그린 것 아닌가요.”

신씨가 보여주고자 한 희진은 임신문제 등으로 어두운 모습이 아니라, 자신과 전혀 다른 지석을 만나가며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하며 변해가는 모습이다. “지석은 희진이 전혀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들을 쓰잖아요. 과잉일반화의 오류, 로드무비, 공유… 점차 나름대로 그런 단어들을 써보는 희진 모습, 너무 귀엽지 않아요” 단순히 당돌한 인물로서가 아니라 희진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엄마와의 대화장면을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약간은 각진듯 하지만 맑디맑은 얼굴의 신씨는 일찌감치 차가운 성격도, 밝은 성격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느낌을 주는 배우로 주목받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가진 모습은 배우로서 그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신씨는 곧 영화 <두사람이다>의 촬영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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